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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도서명 : 오늘의교육2011년3·4월<창간호>-한국교육,야만의지형도를그리다

가격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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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원

지은이

교육공동체벗편집부

제조사

교육공동체벗

수량선택

진보적 담론의 교육전문지 <오늘의 교육> 창간호.

이 땅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를 포함한 모든 교육 주체들은 누구나 교육 때문에 고통스럽고, 그러므로 이 땅에서 자식을 낳고 키우는 일은 공포에 가까운 일이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현실을 직시하고, 대화하고, 새롭게 모색하는 노력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은 찾아보기 어렵다. 교육과 관련한 현실을 언어로 담아내는 담론이 없으니 교육 문제는 윤리의 영역으로, 개인의 결단의 문제로 귀결된다.

교육운동 진영에서 ‘입시 폐지’ ‘대학 평준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반대’ 등의 의제를 꾸준히 제기하긴 했지만 주로 제도 투쟁에만 머물렀고 사회적 담론으로 승격되지 못했다. ‘졸업식 알몸 뒤풀이’ 등을 통해 억압된 욕구를 분출하는 아이들, 불안 속에서 경쟁을 내면화하는 매니저 엄마, 자기 계발과 성과 관리가 삶의 지침이 된 교사들……, 교육을 둘러싼 현실은 갈수록 황폐해져 가는데 이를 설명할 해석의 언어는 없었다.

진보적 교육 담론은 지금보다 훨씬 더 깊고 넓어져야 한다. 극단적으로 야만성을 드러낸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낸 ‘경쟁에 대한 맹목적 믿음’, ‘사회성의 상실’, ‘개인의 원자화’를 대체할 수 있는 ‘협동’, ‘공동체’, ‘공생’ 등의 다양한 진보 이론과 실천이 필요하고, 교육 매체가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 《오늘의 교육》은 이런 다양한 진보가 서로 심포지엄을 벌이는 공간이 될 것이다.

저자 : 교육공동체벗 편집부

최근작 :

<오늘의 교육 2013.7.8>,<오늘의 교육 2013.5.6>,<오늘의 교육 2013.3.4> … 총 15종

특집 - 2011년 한국 교육, 야만의 지형도를 그리다
- 한국 교육의 야만의 실상을 드러내다

수업을 위해 교실에 들어가면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엎드려 자는 아이들을 깨우는 것이다. 오후 시간, 5교시, 6교시 수업을 들어가면 모든 아이들이 자고 있는 일도 흔하다. 새 학년이 시작될 때, 기대감보다 권태감이 엄습한다. 올해도 또 매일처럼 졸음과 싸우겠구나, 하는 생각. 하루 이틀도 아니고, 거의 모든 수업을 이렇게 시작해야 한다는 권태로부터 교육 불가능에 대한 나의 사색은 출발한다. (……) 학교는 아이들의 부족한 잠을 달아나게 할 수 있을 교육적 기술을 개발하는 일에 턱없이 실패하고 있다. 아니, 아이들의 부족한 밤잠은 학교가 갈수록 무의미한 공간으로 전락해 가는 것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 빼앗긴 하루 일과 이후로부터 자신에게 실제로 중요한 뭔가를(그것이 학원 수강이건 과외건 알바건 예체능 교습이건 컴퓨터 게임이건) 하다 보니, 밤잠이 그렇게들 부족한 것이다. 내가 체감하고 있는 바, 오늘날 대한민국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사실상 ‘여관’이다.
- 본문 17쪽, 이계삼, <특집 2011년 한국 교육, 야만의 지형도를 그리다> -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육 불가능에 대한 사유’ 가운데

교사들은 서로 불안과 공포를 집단적 감정으로 공유하지 못하고 개인 수준에서 그런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 교사들 사이에서 끝없는 경쟁과 감시를 행하게 된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노동 체제 속에서 통제와 억압 메커니즘은 교사들을 더욱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길들인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심화되면서 노동자들의 해고 위험과 실업의 불안과 공포가 강화되는데 이는 교직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불안과 공포는 개인화됨으로써 집합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학교 안의 사회적 관계를 개인주의적 경쟁 체제로 급속히 변화시킨다.
- 본문 49쪽, 정용주, <특집 2011년 한국 교육, 야만의 지형도를 그리다> - ‘달리는 신자유주의 열차에 우리라는 좌석은 없다’ 가운데

지난 30년간 신자유주의는 세계 정치경제 질서를 지배했다. 우리 사회 역시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특히 1997년 ‘외환 위기’는 신자유주의가 큰 저항 없이 모든 부문에 관철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망가질 대로 망가진 사회를 목도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이전의 어떤 자본주의보다 넓게, 깊게, 교묘하게 사회 전 부문을 장악함으로써 ‘시대 규범’이 되었다. 신자유주의와 싸우기 위한, 혹은 신자유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담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를 깊이 읽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것은 상투적인 동원의 언어로 채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간 진보적 교육운동의 언어가 정책 비판 수준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 것은 이런 안이함 때문이었다.
창간호의 특집은 이런 맥락에서 신자유주의가 교육의 주체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꼼꼼하게 파헤치는 글들을 묶었다. 이계삼의 글은 외환 위기 이후 현장의 ‘교육 불가능’에 대해 말한다. 그것은 1990년대의 문화적 요인에 의한 ‘교실 붕괴’와는 다른 것인데, 치열한 경쟁을 합리화하는 역할을 하는 학교에 대해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청소년들의 소극적 저항이다. 정용주는 신자유주의가 학생, 교사, 학부모들에게 ‘자기 계발’,‘ 자기 책임’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는, 결국 체제에 순응하는 신자유주의적 주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박소진은 경쟁이 심화되고 승자독식의 룰이 강화되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자녀들을 경쟁의 승자로 만들기 위해 입시 전선에 뛰어든 매니저 엄마들의 실상을 보여 준다. 민가영은 학교를 나올 수밖에 없었던 빈곤층 십대 여성들이 만들어 내는 ‘비유예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예하지 않음’은 결국 ‘희망 없음’의 다른 표현일 것인데, 미래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은 십대들에게 ‘교육’은 공허한 것이다.

기획 - 위기에 처한 학생인권조례
- 학생인권에 무심한 교육운동 진영을 향한 통렬한 비판

제도는 운동의 성과이자 목표가 되어 주지만, 때로는 사람들이 운동의 의미를 잊어버리게 만든다. 학생인권조례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면 오히려 학생들이 조례에 의존해서 인권 침해를 ‘신고’만 하고 끝나지 않겠냐는 우려의 시선이 학생인권운동 내부에 있다. 학생인권조례만 제정된다고 해서 학교 현장이 바뀔 리는 없기에, 학생인권조례가 현실은 아주 조금밖에 개선하지 못하면서 학생인권 담론의 ‘거품’만 더 키우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굳이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배경과 역사를 학생들의 저항과 행동과 연관 지어서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인권조례는 단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나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업적이나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라, 학교 현장과 거리에서 학생들의 작지만 꾸준한 저항과 직접 행동이 있었기 때문에 겨우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 본문 160~161쪽, 윤종(공현), <기획 위기에 처한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조례는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다’ 가운데

나는 최근 주민발의 운동과 나아가 지금의 학생인권 정국 속에서 (감히 표현하건데) 전교조 운동을 포함해 교육운동 진영이 가지고 있던 밑천 역시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본부에도 몇몇 교육운동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어떠한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는 단체도 있지만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단체들도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비판보다는 오히려 안타까움마저 자아낸다.
북극을 정확히 찾기 위해 끊임없이 떨리는 나침반처럼 언제나 그 단체들은 원칙 속에서 다른 이들에게 스스로의 운동이 흔들리지 않았는지 고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한 옳은 입장을 내놓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의 주장을 사람들이 잘 경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이 원칙을 운운하며 강하게 소리 높여 얘기함에도 그 주장에 사람들이 잘 수긍하지 않는 것은 그 주장들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넘어가지만 서명을 얼마나 받아 냈냐는 책망을 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주장한 사람들이 왜 정작 자기 조직 내에서 아래로부터의 실천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일까에 대한 물음일 뿐이다.
- 본문 169~170쪽, (익명 기고), <기획 위기에 처한 학생인권조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의 위기, 교육운동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가운데

창간 준비호 특집 <인권을 만난 교육, 교육을 만난 인권>을 통해 학생인권 담론이 학교 현장에 어떤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지를 다루었던 《오늘읙 교육》은 창간호에서 후속 기획으로 위기에 처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청소년 인권운동 단체인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공현의 글은 학생인권조례가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라 학교 현장과 거리에서 학생들의 작지만 꾸준한 저항과 직접 행동이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졌음을 강조한다. 익명으로 현재의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의 위기를 지적한 글은 교육운동 진영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한다. 특히 학생인권조례제정에 소극적인 전교조에 대한 비판은 통렬하다. 인권에 대한 담론이 곧 교육의 수준일 수밖에 없음을 통감하게 만드는 글들이다.

르포 - 북에서 온 친구들의 희망과 아픔
- 좋은 르포는 좋은 교육을 꿈꾸게 한다

제 나이보다 두 살 어리게 입학시켰는데 담임 선생님한테 다른 애들에게는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근데 그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같은 반 애들이 다름을 느끼면서 어디에서 왔냐고 묻기도 하고 호기심을 가지니 순이가 많이 위축받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데리고 가면 정문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고 애들을 보면 피하면서 두려워했습니다. 결국 아이를 더 이상 학교에 보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순이는 아이들과 섞이지 못했고 학교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생각하다 하나원 동기생들이 많은 포천으로 옮겼습니다. 거기에 가니 선생님들이 많이 따뜻했고 학교에 잘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른 학교로 옮겼는데 그때는 처음부터 북한이 고향이라는 것을 밝혔는데 이전보다 더 잘 적응을 하더군요. - 새터민 학부모 김○○
- 본문 153~154쪽, 최기룡, <르포 - 북에서 온 친구들의 희망과 아픔> 가운데

《오늘의 교육》이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르포의 기능이다. 창간호에서 김순천은 ‘르포 문학, 새로운 상상력’이란 글을 통해 “정확히 관찰되고 기록된 현실은 언제나 가장 대담한 작가의 상상력보다 더 상상력이 풍부하고 흥미진진하다”고 표현한다. 그는 교육을 둘러싼 우리들의 삶을 깊고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런 작업이 좋은 교육의 출발점이며 교육 전반의 현신을 조명해 줄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벗은 자기가 발을 딛고 있는 공간부터 기록하고, 자기가 겪은 사건부터 증언하는 데서 르포를 시작하려고 한다. 창간 준비호에서는 ‘2010년 전교조 선거, 조합원의 무관심만 있는 그들만의 잔치’를 통해 전교조 선거가 오직 ‘정권’ 획득에만 혈안이 된, 정파들‘끼리’의 선거임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창간호에서는 새터민 학생들의 교육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내국인도 외국인도 아닌 그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일상적으로 접하는 차별을 생생하게 다룬 이 글은 어떤 정책보다 마음을 울린다. 남한의 경쟁적인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했다는 새터민 학부모들의 이야기는 현재 남한 교육의 현주소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학교가 새터민 학생들을 위해 어떻게 섬세해져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하는 글이다.

대담 -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 진보 교육감 2년, 혁신학교를 이야기하다

정용주 오늘 대담을 위해 경기도 혁신학교 관련 자료를 꼼꼼히 봤다. 혁신학교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먼저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 같다. 교육감 님의 재직 기간보다 초·중등교육에 더 오래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교육감 님께 초·중등교육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게 죄송하다. 하지만 혁신학교에 대해 좀 아픈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난해 말에 나온 경기도 혁신학교 보고서를 보고 굉장히 실망했다. 일단 보고서 안에 ‘수월성’이라는 표현이 너무 많이 등장한다. ‘역동적 수월성’, ‘ 다양한 수월성’, ‘ 만인의 수월성’이란 표현도 나오던데 다른 방향으로 틀어서 사용할 정도로 수월성이 중요한 개념이었나. 그리고 보고서에는 학부모 서비스, 자율성과 책무성에 대한 개념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한국 사회에서 교육 소비자나 수요자는 좀 더 나은 수혜를 얻기 위한 소비자로서 지향을 갖게 되는데 혁신학교가 그런 방식으로 왜곡될 가능성도 있지 않나.
김상곤 지금 말씀하신 문제의식은 충분히 공감한다. 우선 수월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꼭 그 개념을 배타적으로 생각하고 피해 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상대가 이야기하는 것도 우리가 필요하다면 적절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혁신학교는 교육을 혁신하고자 하는 건데 전통적인 의미의 협력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진보적인 시각을 가지고 풀어내는 과정에서 나온 방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본문 80쪽, ‘대담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 혁신학교는 학교를 혁신할 수 있을 것인가‘ 가운데

창간호 대담에서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김상곤 교육감은 지난 2년 동안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 등 수많은 교육적 화두를 던졌고 이는 교육현장을 넘어 사회 전반적인 반향과 이슈를 만들어 냈다. 지난 2년간 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느꼈던 교육청의 관료주의적 문제와 보수 진영의 끊임없는 공격에 대한 대처, 그리고 복지와 인권에 대한 철학 등 ‘김상곤식 교육개혁’의 속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에서도 창간호 대담을 통해 깊이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은 혁신학교다. 혁신학교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을 정도로 교사와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혁신학교 실험 1년 반이 지난 지금, 혁신학교는 과연 학교를 혁신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좋은 교육’과 ‘내 아이의 성공’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하는 학부모들의 욕망을 제어하고 새로운 학교의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혹여 진보판 학력 신장 운동으로 그치는 것은 아닌가. 혁신학교를 둘러싼 많은 기대와 우려를 대담으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