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이 만들어 내는 진보적 담론의 교육전문지 
《오늘의 교육》 

《오늘의 교육》은 교육공동체 벗에서 만드는 격월간 교육 매체입니다. 
《오늘의 교육》은 공교육 중심, 교사 중심의 교육 담론에서 벗어나 학교 안과 밖을 아우르며,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참여해 만듭니다.
《오늘의 교육》은 교육 현장의 현실과 고통을 르포와 비평을 통해 예민하게 분석하고 기록합니다.
《오늘의 교육》은 조합원들의 집단지성에 의한 협력적 저널리즘을 구현합니다. 
《오늘의 교육》은 매체를 통한 소통과 연대 속에서 다양한 운동가 그룹을 연결 하는 다리가 됩니다. 

《오늘의 교육》 2011년 5 ·6월호 (2호)
- 경쟁을 향한 우리 사회의 조건부 지지, 그러나 선의의 경쟁은 없다 

간혹 ‘자기와의 경쟁’이니 ‘선의의 경쟁’이란 말을 쓸 때가 있다. 알피 콘은 경쟁이란 말을 ‘승패를 다투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면, 그런 말은 무의미하다고 단언한다. 그것은 경쟁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수사적 필요에 의해 쓰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경쟁의 의미를 넓히게 되면 경쟁과 협력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달리기를 연습하는 두 아이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기록을 올리는 것은 경쟁인가, 협력인가? 경쟁주의자들은 이것이 ‘선의의 경쟁’이라고 하겠지만 우리는 ‘아니다’라고 해야 한다.
- 본문 6쪽, 박복선, <여는 글> - ‘선의의 경쟁은 없다’ 가운데

얼마 전까지 한국 사회는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로 떠들썩했다. 징벌적 등록금 제도와 같이 학생들을 가혹한 경쟁으로 내모는 ‘나쁜’ 제도들에 대한 비판이 연일 언론들을 통해 터져 나왔고, 서남표 총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불거져 나왔다. 그러나 이 사태가 질주하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의 급제동까지는 아니어도,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다고 기대한 것도 잠시. 이 일은 카이스트만의 문제로, 카이스트만이 해결해야 할 일로, 그냥 그렇게 정리되는 듯하다.
《오늘의 교육》은 이 사건이 흐지부지 끝난 데에는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마저도 ‘경쟁 자체’를 문제로 보지 않은 점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경쟁을 반대한다》의 저자 알피 콘이 보수는 경쟁을 열렬히 지지하고 진보는 조건부로 경쟁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진보 진영은 카이스트 사태 이후 경쟁이 지나치면 문제지만 적당하면 오히려 효과적이라며 어중간하게 경쟁을 승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가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지나친’ 경쟁이 문제라며 경쟁을 승인하는 순간, 경쟁이 아닌 다른 삶의 방식을 상상하고 모색할 가능성은 차단된다. 《오늘의 교육》이 ‘선의의 경쟁은 없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오늘의 교육》은 창간호에 이어 5 · 6월호에서도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낸 경쟁에 대한 맹목적 믿음과 사회성의 상실, 개인의 원자화가 각 개인의 삶에서 어떤 얼굴을 하고 나타나는지, 특히 대학 구성원들의 삶을 통해 세밀히 살펴보고자 했다. 《오늘의 교육》이 경쟁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협동’, ‘공동체’, ‘공생’ 이라는 지향점은 현실의 지형도를 충실히 그려 가는 가운데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기사 소개>

특집 - 대학의 교육 불가능
- 2011년 한국 대학, 야만의 지형도를 그리다 

학문을 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작업이고 외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성취가 아니어서, 책을 읽어도 논문을 써도 학문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내적 갈등을 끊임없이 느껴야 하는 작업이다. 그런 갈등 속에서 표면적인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결과를 회의하고, 그것을 한 꺼풀 들춰 새로운 논의를 충실히 쌓아 가는 과정, 또는 경향성이 학문하는 일의 본질이다. (……) 그러나 오늘날의 대학 제도 안에선 표면적인 성과가 너무 중요해서, 채 배움이 무르익기도 전에 결과를 내놓아야 하고, 또 내놓은 것을 곱씹을 여유도 없이 다음 실적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적 대학 평가가 우리를 끝없이 채찍질하는 가운데 교수도 학생도 자신들이 어제보다 더 ‘학문하고 있는가’를 성찰할 수 없게 되어 가고 있다. 더 큰 특권과 이익을 추구하는 대학은 학문이라는 알맹이와는 점점 더 맞지 않는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 대학원생과 교수는 그와 같은 대학의 ‘수익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동원되면서 학문하는 정체성을 점점 지키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 본문 59쪽, 문수현, <특집 대학의 교육 불가능> - ‘학문하지 않는 대학’ 가운데

전쟁 같은 2010년이 지나가고 2011년 1월 14일. 반년 넘게 벌여 온 퇴학처분 등 무효확인 청구 소송은 우리들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우리는 “학교 측의 과도한 징계권 행사는 무효다”라는 법원의 결정을 듣고 ‘이제 해결됐다’는 기쁜 마음으로 법원을 나섰다. 나는 오랜만에 수업을 듣는다는 생각에 1학기 등록금을 내고 수강 신청도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복학을 준비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학교 측은 2월 25일자로 징계위원회를 재소집했다. (……) 승소를 하고도 단 한마디의 해명을 듣지 못한 채 다시 학교 밖으로 내쳐진 우리의 억울함은 누구에게 호소해야 할까. 시간은 벌써 한 해를 돌아 새로운 봄이 찾아왔지만 우리의 시간은 여전히 징계를 받았던 작년 그 시간에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5월을 맞이한 싱그러운 교정에 우리가 설 자리란 없었다. 그러는 동안 학교는 기초학문 통폐합에 대한 우려의 잡음이 말끔히 사라진 듯, 2018년까지 세계 100대 명문대학 안에 들겠다는 각오를 홈페이지 곳곳에 써 붙여 뒀다. 본부의 한 홍보 직원은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경중외시’에서 ‘서성한중’의 시대가 열렸다며 애들도 안 하는 서열 놀이를 통해 학교의 발전(?)을 자축했다. 대학 본부가 앞장서서 입에 담기도 민망한 대학 서열의 은어를 공공연히 선전하는 모습이라니. 그 모습에서 너무나도 가벼운 대학의 무게가 느껴졌다. 
- 본문 76~77쪽, 노영수, <특집 대학의 교육 불가능> - ‘대학, 악마와 거래하다’ 가운데

이제 대학은 신자유주의적 모순이 전면적으로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되었다. 대학 문제에 대한 바른 진단과 처방이 없이는 교육개혁의 방향을 잡기도 어렵고, 대안적 삶과 사회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도 없게 되었다. 이번 특집의 기획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창간호에서 주로 초 ? 중등교육을 통해 ‘오늘의 교육’을 조망했다면, 이번 호에서는 ‘고등교육’을 통해 이 ‘야만적 현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앞에 실린 다섯 편의 글은 자신의 체험을 중심으로 대학 문제를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문수현은 ‘오늘날 대학에서 도대체 학문을 하는 것이 가능한가’ 묻고 있다. 노영수는 두산이 인수하면서 학과 통폐합을 단행한 대학에 맞서 싸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혜진은 대학에서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대학원생들이 475시간 동안 투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유정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학생이 되면 알바를 해야 하고, 알바를 하면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기막힌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은정은 소위 명문대생도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무엇을 하든 결국 ‘취업 준비’로 해석되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영어로 ‘학교’를 의미하는 ‘school’은 ‘여가’, ‘격리’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스콜레’의 라틴어형인 ‘스콜라’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학교란 생계의 문제로부터 격리된 곳이었고, ‘일하지 않는 시간’에 진리를 탐구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날의 대학은 학교가 아니다. 

기획 - ‘가르치는’ 인권을 넘어서 
- 인권 교육을 시행하는 인권적이지 않은 학교에게 던지는 메시지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학교를 유지하는 데 교사들의 ‘근면 성실함’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 이 문제를 살피지 않고서 인권 교육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학교 문화/교육이 바뀌지 않고서 인권 교육을 대여섯 시간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오히려 학생들에게 인권에 대한 냉소만을 심어 줄 뿐이다. ‘어디까지가 인권 교육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교사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강사들이 들어가서 하는 인권 교육은 그저 ‘입 트기’에 지나지 않는다. ‘한 학기에 2시간 이상 학생인권 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의 조항이 되레 ‘학교에서의 모든 교육이 인권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상상력을 억누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을 인권 옹호자로, 학교라는 거대한 구조 안에서 함께 고통받고 있는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들이 필요하고 교사 역시 인권 교육을 받을 권리, 할 권리를 적극 보장받아야 한다.
- 본문 178쪽, 민진(한낱), <기획 ‘가르치는’ 인권을 넘어서>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인권 교육’ 가운데

지금의 학교에서 인권을 가르치는 것은 그러므로 불가능하다. 기존의 학교 체제를 해체하고 새로운 가치, 행복과 사랑, 삶 등을 위한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도 불가능이다. 왜? 행복과 사랑, 삶을 위해 고정되어 있는 시스템과 체계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각자를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어디에도 매여 있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연대 속에서는 가르치지 않아도 인권은 살아 숨 쉴 거다. 그리고 원래 인권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지혜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배움만이 있을 뿐이다. 인권적인 사회, 인권적인 기업, 인권적인 부모, 인권적인 교사들이 있을 때 학생들은 학생이라는 허울을 벗고 사람이 되며 우리 부모와 교사들도 과도한 책임감을 벗고 사람으로서 서로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서는, 아무도 가르치지 않지만 모두가 배우게 될 것이다.
- 본문 189쪽, 이재익, <기획 ‘가르치는’ 인권을 넘어서> 
- ‘인권적인 학교를 향한 한 교사의 고군분투기’ 가운데

창간 준비호 특집〈인권을 만난 교육, 교육을 만난 인권〉과 창간호 기획〈위기에 처한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지속적으로 학생인권을 이야기해 온 《오늘의 교육》은 5 · 6월호에서도 계속해서 학생인권에 대한 고민을 이어 갔다. 이번 호에서 《오늘의 교육》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안 제정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학교 인권 교육에 물음표를 던진다. 현재와 같이 학생의 자발성 없이 의무적으로 이루어지는 인권 교육을 통해 과연 학생들이 정말 인권을 배울 수 있는가? 반인권적인 학교 문화를 바꾸어 가고자 하는 노력 없이 인권 교육만으로 학생들이 인권을 배울 수 있는가?
인권교육센터 들에서 활동하는 민진(한낱)은 직접 학교 현장에서 인권 교육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전히 인권 교육을 아이들을 ‘착하게’ 만들어 줄 도덕 교육 정도로 생각하는 학교 현장의 현실을 보여 주고, 인권 교육마저 학생들에게 별로 ‘안’ 인권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비판한다. 전교조 경북지부 학생인권국장인 이재익은 학교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인권 교육만으로 학생들이 인권을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자신의 교실에서부터 학생인권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한 경험을 들려준다. 그는 학교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때 가르치지 않아도 학생들이 저절로 인권을 배울 수 있으리라고 말한다. 

‘동시대인’의 죽음, 동시대인의 ‘죽음’
- 카이스트의 유령들, 우리 시대의 유령들 

학생들은 이 죽음에서 대표성과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카이스트에서 상지대까지 공동의 적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같은 사회적 지위도 아니고 학교마다 제도와 위기의 내용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상황을 이렇게 만든 적은 같았다. 샹탈 무페가 《정치적인 것의 귀환》에서 강조하고 있는 바에 따르면 ‘적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공통의 것을 공유하고 있는 그런 동료는 아니지만 적어도 적이 같다는 점에서 본다면 이들은 서로를 동시대인으로 사유하고 있었다. 연세대의 유정은 자신에게 이 사건의 ‘적’은 개념이 뚜렷하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자신은 이들을 동시대인을 넘어 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그 적이란 정부와 학교, 그리고 사회이다. ‘차등적 등록금 제도를 통해 학생들을 징벌하여 그들에게 모욕감을 준 ‘학교’와 그러한 학교를 묵인한 ‘정부’ 그리고 그러한 학교 제도를 만들게 한 장본인인 무한 경쟁주의의 ‘사회’가 바로 자신들이 공유하고 있는 적이다. 적이 분명한 만큼, 그 적에게 당한 친구는 자신의 동료가 된다. 
- 본문 38쪽, 엄기호, 〈‘동시대인’의 죽음, 동시대인의 ‘죽음’〉 가운데

저마다 구체적인 죽음의 이유는 다를지라도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은 청춘들마저 죽음으로 내모는 차가운 우리 시대를 모든 이들에게 상기시켰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의 저자 엄기호 역시 연세대 원주 캠퍼스와 덕성여대, 상지대에서 진행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카이스트 사태에서 어떤 ‘동시대성’을 읽어내고 있음을 보았다. 오직 1등만이 강조되는 경쟁적인 분위기, 평균이 곧 탈락을 의미하는 시대적 상황, 징벌적 등록금 제도와 같이 제도적 모욕이 일상화되어 있는 학교까지. 학생들은 자신들과 카이스트 학생들 사이에 놓인 사회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자신들이 동시대성을 공유하는 동시대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 거리감은 이들이 카이스트 학생들을 운명을 같이할 수 있는 ‘동료’로 보는 것을 가로막기도 한다. 연세대 원주 캠퍼스 정인의 이야기로 마치는 이 글은 그동안 우리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삶을 얼마나 안이한 태도로 바라봐 왔는지 보여 준다. 

우리 학교 학생이라 해도 나와 동료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이 일렬적인 줄에서 내 앞과 뒤의 몇 명뿐, 아니 어쩌면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공포스러운 생각조차 든다. 하물며 카이스트라니. 그들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서 같이 동료하자고 어께를 두르기엔…… 무한 경쟁이라는 이 정교한 장치가, 우리가 느껴야 할 감정마저 바꾸는 것 같다. 때로는,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다른 감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본문 49쪽, 위와 같은 글 가운데

인터뷰 - 정광필 전 이우학교 교장 
- 이우학교, 8년의 실험을 이야기하다 

박복선 적이 많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갑니다. 지인들 중에도 이우학교 전형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그 과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탈락하는 사람이 많은데다, 전형 과정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니 이런저런 불만의 소리가 나올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또 다른 불만도 있습니다. 이건 대안교육 진영에 있는 분들이 주로 하는 말인데, 이우학교가 별로 대안적이지 않다는 거지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이우학교 정현이, 서울대 가다》 광고를 보더니 ‘이우학교가 대안교육의 성과를 말아먹었다’고 화를 내시더군요. 이우학교가 좋은 교육을 시키면서 대학도 잘 보내는 학교, 이른바 대안교육 학부모들 사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학교로 알려지게 된 데는 그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지요. 학부모들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쟁률이 그렇게 높아진 것이고요.
정광필 몇 가지를 나누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이우학교 정현이, 서울대 가다》는 책 제목 때문에 오해를 많이 하는데, 내용은 서울대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정현이라는 아이가 이우학교에서 어떤 교육적 고민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기록한 생생한 보고서입니다. 저도 나중에 책 제목을 보고 ‘이게 뭐지?’ 했습니다. 제목은 출판사가 정한 겁니다. 그 책 때문에 여러 논란이 있었는데, 책 제목보다 내용을 꼼꼼히 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전형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학교에서 전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학교는 다양한 아이들로 구성이 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보편적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고, 그 속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갈등을 풀어 가는 과정이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우리의 역량입니다.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초기에는 학교의 철학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우학교의 교육철학에 동의하느냐를 중요하게 보았다면 지금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점차 열어 놓으려 합니다. 지금은 다양한 아이들로 채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본문 137~139쪽, ‘인터뷰 정광필 전 이우학교 교장 - 이우학교, 8년의 실험을 이야기하다’ 가운데

5 ·6월호 인터뷰에서는 전 이우학교 교장 정광필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정광필은 지난 8년간 이우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제도 안에서 교육 전반을 개혁시키기 위한 다양한 실험들을 해 왔다. 특히 《오늘의 교육》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간 이우학교가 받아 온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한 정광필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고자 노력했다. 이우학교에 대한 말들은 굉장히 많았지만 정작 이우학교의 안을 깊이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혁신학교의 모델이자 ‘배움의 공동체’ 운동의 진원지로, 또 그와 동시에 대안교육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있는 곳으로, 다양한 주체로부터 극단의 평가를 받아 온 이우학교의 속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