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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박노자 "한국은, 왜 낡은 지푸라기를 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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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7 19:2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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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hmyNews] 박노자 "한국은, 왜 낡은 지푸라기를 잡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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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 |
78 |
이름 : |
그날지기 |
작성일 : |
2008-03-24 14:55:50 |
조회수 : |
1,0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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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한국은, 왜 낡은 지푸라기를 잡았을까?"
'2008 당신들의 대한민국' - 박노자 교수 서울대 새내기 강연회 -
김이구 (imkim29)
"나도 어렵지만... 내 자식도 어렵다"
러시아에서 귀화한 한국인보다 더 토종스러운 한국사람
박노자 교수가 화두에 꺼낸 말은 간결하지만 예리하고도 명확한 현실진단이다.
만일 교육부 장관이 되면 '먼저 서울대를 없애겠다고' 당당히 밝힌 박노자 교수가 그것도
서울대학교 새내기를 위한 강연회를 했다.
3월19일 저녁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박노자 교수의 새내기 강연회 '2008
당신들의 대한민국'(주최, 인문사회과학 책터 '그날이 오면' 후원회)은 200석 자리는 물론
서서 듣는 학생들의 진지한 분위기까지 더해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 '2008 당신들의 대한민국' 강연회 포스터 한국인 보다 더 한국적인 귀화인 박노자 교수의 강연회가 3월19일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 김이구 박노자
결코 수려한 한국말 솜씨는 아니었지만 적절한 고사성어와 고급 한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박교수의 강연은 초반부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한국사회가 하필이면 왜 그런 지푸라기를 잡았을까요'라는 화두로 대선 결과를 언급하면
서 새로 들어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견해를 직설적으로 피력했다.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의 방향이 역사속으로 진작에 버리고 가야 했던 박정희 시대로의 회귀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것도 성능이 다 되어 언제 정지할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박정희의 낡은 엔진을
주동력원으로 탑재하고 출발한 이명박 정부의 앞날에 대해 심히 우려를 나타냈다.
강연 중간중간 '박정희 향수가 여전히 지배하는 한국',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 겨냥하여 '리틀 박정희'로 묘사하면서 2008년 대한민국의 선택이 역사의 진보가 아닌 역사적 퇴보행을
국민 스스로 선택했음을 강조했다.
"투자가 없다?" "오히려 과잉투자를 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때 부터 강조해 온 외국인 투자에 대한 견해는 투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한국사회는 투자 과잉상태라고 진단했다. 투자가 없어서 성장이 더딘것이 아니라 무모한
잘못된 투자 탓에 경기가 원할한 성장을 못한다고 내다 보았다. 이는 국가주도의 개발사업
에 지나친 자금이 집중되어 결국 부동산에서 그 기운이 맴돌고 있다는 평가다. 만약 이런
투자가 멈추지 않는다면 일본의 경우처럼 어느 날 엔진이 멈추게 되는 날이 곧 온다고 말
했다.
박교수는 투자와 분배 부분에 대해 한국사회는 초착취의 전형을 보인다고 했다. 외형적인
GNP, GDP 수치상의 결함을 얘기하면서 올바로 투자되어야 할 사회 복지 및 공공부분은
외면하면서 무기구매나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쪽으로의 과도한 투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개발용 땅을 매입하면서 토지 보상비로 58조원 이상을 풀었는데 결국 이
러한 돈은 쇳덩어리로 녹슬거나 부동산으로 재투자 되어 땅으로 회귀하는 헛비용이라고
했다.
재벌 문제에 관해서는 이름없는 중소기업이라 할지라도 이미 하청에 하청이라는 먹이 사
슬의 함정에 빠져있는 상태에 머물고 있다. 결국 대다수의 한국 기업체는 대재벌의 하수인
노릇밖에는 할 수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타파하지 않으면 생산적인 기
업활동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지방의 중소도시를 점령하는 대형 마트의 영향력을 예로 들면서 전형적인 시골 시장의 토속상권이 무너지면서 도시의 자체정화 기능마저 상실된다고 했다. 이는 지방시민들의 선
택권이 박탈당해 재벌을 위한 재벌의 권력과 돈으로 연명하는 꼴이 되어 자립할 근거를 잃
게 된다는 것이다.
초착취 한국사회 변화의 전망이 안보인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박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비정규직법안 자체를 국민 기망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3년이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얘기는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라며 어떤
사업주가 3년을 꼬박채워 근로자를 고용하겠느냐는 말이다. 서양의 경우처럼 아예 기업이
정규직을 채용하게 국가에서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도 방안이라 했다. 또한
비정규직 채용의 경우도 불가피한 사례가 아니라면 비정규직 선발 사유를 명확하게 해서
가급적 정규직으로 뽑게끔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과 재분배에 관해서 대안이 있느냐고 물어 온다면 그 문제는 어렵지 않다고 단언하면
서 출산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국사회의 출산율이 저조한 이유는 아이의 보육문제
가 가장 큰 문제이다. 현재 어린이집의 경우 대부분이 사립으로 운영되는데 이를 국가가
운영하고 이 부분에 투입될 인재를 양성하여 공급 한다면 수많은 젊은이들의 우량 일자리
가 생산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또한 단위 지자체별로 문화학교를 공립화 하여 예술 문화
교육을 확대하게 되면 예체능 교육에 과도한 비용을 문화학교의 교사들에게 나눌 수 있어
서 고용문제와 더불어 두가지 토끼를 함께 잡을 묘안이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한반도 대운하 문제에 대해선 '난개발의 총아, 개발
의 대단원'이란 말로 더이상 토론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정희 시대의 상징이었
던 개발독재의 전형을 따른 결과로 이미 낡은 자동차가 그 최후의 휘발유 한 방울이 소비
될 때 까지 달려가 보자 하는데 그 자동차가 얼마를 더 달리겠느냐는 말로 설명했다. 그렇
다고 단기적인 성과가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라 보충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결코 바람직하
지 않다고 말했다.
▲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 박노자 교수의 강연 모습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선 학생들이 진지하게 박노자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 김이구 서울대
끝으로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몇가지 내용을 살펴보면
'진보신당의 발기인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나는 민족주의를 기피한다'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나 코소보 사태의 경우처럼 유럽에서 지긋지긋
하게 본 민족주의의 폐해에 대한 개인적인 적대감이 커서 한국사회에서 만큼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순수한 계급 문제나 사회복지 문제는 공
감하며 이를 해결할 노력에 동참하는 것은 언제나 열려있었다는 의견이며 진보신당이 민
족주의의 색깔이 빠졌다는 판단이 들어 흔쾌히 창당 발기인에 동참하게 된것이라 설명했
다.
'비효율적인 정부의 투자보다 차라리 시장에 맡기는 것이 좋지 않냐'라는 질문에 대해서
박교수는 "과연 대한민국에 시장이 존재한다고 보느냐?"란 역질문으로 답하였다. 한국은
확고한 재벌공화국으로 시장 자체가 없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상식적인 시장기능은 한국
에서 존재하지 않으며 삼성, 현대, 대우 등은 시장이 키운 회사가 아닌 박정희 시대가 만들
어 낸 기업이라고 했다. 결국 "한국 사회는 정부의 지배를 받을 것인가, 재벌의 지배를 받
을 것인가 선택권은 딱 두 개 뿐이다"고 주장하였다.
서울대 폐지론을 주장한 박노자 교수는 이미 서구에서는 국공립대학 기능이 통폐합되어
가고 있다고 했다. 각지역의 국립대학들이 학점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대학별 등급이 무의
미해졌다고 한다. 단지 한국에서만 재벌과 초권력을 향한 소수의 자리 다툼을 위한 치열한
싸움이 과정들마다 학생들의 큰벽으로 다가온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 강연 후 저서에 직접 사인해 주는 박노자 교수 강연회의 열정과 더불어 현장에서 박노자 교수의 저서를 구입하여 사인을 받아가는 학생들의 열기 또한 길게 이어졌다.
ⓒ 김이구 박노자
강연이 끝난 후 신림동 녹두거리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뒤풀이까지 참석한 박노자 교수는
"2002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설 때 참으로 가슴이 뛰었었는데..."라는 말로 한국사회가 여전
히 풀지 못하는 초착취 문제에 대해 깊은 고뇌를 이어갔다.
한 외국인 여학생이 현수막을 보고 강연을 듣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이렇게 뒤풀이 장소에
서 교수님을 뵙게 되어 반갑다고 말하자 "아 강연회 펼침막을 보시고 오셨군요! 잘 오셨습
니다" 라는 말로 화답했다.
현수막이라는 말이 프랑카드로 바뀌어가는 한국사회에서 현수막을 '펼침막'이라고 거침없
이 내뱉는 러시아에서 귀화한 한국인 교수 박노자의 한국사랑은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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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교수는
본명은 Vladimir Tikhonov(블라디미르 티호노프)이고 상트페테르부르크(구소련 지명, 레닌그라드)에서 출생하였으며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가야사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박노자(朴露子)라는 이름으로 한국으로 귀화했으며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에서 한국학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주요저서로는 <나는 폭력의 세기를 고발한다><21세기를 바꾸는 교양, 거짓말><자존심
><열강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당신들의 대한민국
01><당신들의 대한민국 02><박노자의 만감일기>
[오마이뉴스 김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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