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단한 자기소개와, '그날이 오면'서점을 처음 시작하게 되신 상황을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군사 독재정권에 맞서 학생운동, 노동운동에 참여하면서 부인을 만나게 되셨고, 결혼 후 회사에서 해고되고 생계수단을 찾다가 '그날이 오면'의 새로운 주인이 되심.

-93년부터 직접 운영해오셨고, 올해로 부부가 같이 23년 째 운영.

2. 90년대부터 인수받아 운영을 하게 되셨는데, 기존의 방식을 지켜오신 점은 무엇이며 운영방식에 있어서 변화가 있으신 점은 무엇인가요?

*당시의 인문사회과학서점의 정체성?: 지금보다 훨씬 다수 학생운동의 근거지이자 사랑방 같은 역할

1)우리 사회를 바꿔나가는 실천적 활동에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곳

2)투쟁의 후방시지(시위용품 보관 등)

3)후일담을 나누고 세미나 계획 등을 세우던 장소

→사회 변혁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지향점→계승

*문제점="분파":지향점은 하나인데, 그 안에서도 편 가르기를 하는 상황

→성향에 따라 나뉘고 비밀조직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서점을 만들자!

3. '그날이 오면' 서점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극복하신 방법이 있으신가요?

-운영 초기에는 매출이 상승세에 있었고 승승장구

대부분의 인문사회과학 서점이 문을 닫을 때에도, 그것을 인수하여 더 확장하기도 함.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경제적인 어려움에 도달

-2006년 '그날이 오면' 후원회 결성(230여 명)

왜? 많은 사람들에게 '그날이 오면'이 각자 자신에게 가졌던 의미가 각별했고, 그것을 후배에게 온전히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 서점을 지켜야겠다는 스스로의 신념이나 책임감은 강했지만, 현실에서 그것을 추구하기에 어려움이 컸음. 단기적인 목표보다 장기적인 목표를 바라보고, 매 시기에 최선을 다했음.

4. 20년 동안 한자리에서 서점을 운영하시면서 많은 학생들을 마주치셨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요?

-97년 4월 15일 낮, 서점과 집이 수색을 당하고 부인과 함께 연행되심. 부인 분이 대신 남으시고,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후 서점으로 돌아오는 길에 400-500여 명의 학생들이 '그날이 오면' 서점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있었음. 정치적, 재정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렇게 서점을 아껴주는 학생들을 위해서 극복해 나가겠다고 약속하심. 스스로 지켜왔던 신념이 학생들과도 공유되고 있었다는 것에 감명 받으심.

'우리나라 진보운동의 푯대'라는 상징성. 책임의식을 가지고 서점을 지켜 나가실 것임.

5. 요즘 학생들이 정치나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어지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서 '그날이 오면'에서 학생들과의 교류 등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현재: 강연회, 저자와의 대화, 독서기행, 독서모임, 학회, 인터넷 '그날' 라디오 방송

-계획: 한국 서점연합회에서 대표서점으로 지정한 전국의 3군데 서점 중 하나→예산 지원

·'그날이 오면' 인문사회 아카데미, 단기적인 형태보다는 연쇄적인 기획

·마을 기업: '그날이 오면' 독서마을 공동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훌륭한 인사를 초청하여 강연.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서 수익성 기대

·중고생 대상의 교양 독서 강화

6.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과 롤모델로 삼으시는 리더가 있으신가요?

-리더라는 말 자체에는 불평등과 계급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스스로 만든 자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것을 자본화하는 것.

-리더라기보다는 멘토. 진정한 멘토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과정 속에서 이 시대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

-소설 '큰바위얼굴' 비유: 잘못된 사회적인 편견이나 권력에 의해 포장된 형태가 아니라 겉으로는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끊임없는 자기 혁신으로 얻어지는 스스로의 본연의 모습이 곧 위대한 인간상이다.

7. 가장 감명 깊게 읽으신 책 혹의 추천해주고 싶으신 책이 있으신가요?

-영향을 준 인물: 전봉준 장군.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제. 비슷한 시대 정신. 동기 부여

-'전태일 평전': 노동운동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삶의 철학의 지금의 맑스, 레닌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 한 시대의 핵심적인 사상에 도달하는 길은 이론적인 공부를 통해서일 수도, 현실적인 삶과 노동에서 얻는 통찰력에 의한 것일 수도.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의 막연한 사상을 체계화, 구체화시킴으로써 세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바로 잡힘.

8. 서울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과거: 신체적인 위험, 구속, 죽음을 무릅써야 할지라도 주변의 지지와 성원에 힘을 얻을 수 있었기에 '옳음'에 대한 열의가 컸다.

-현재: 과거와 같은 위험 요소는 줄었지만, 스스로의 외로움이 존재.

*옳다고 믿는 것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삶의 전부를 바칠 수 있는 것.

*진로, 삶의 지향점의 문제에 있어, 항상 북극성을 가리키는 '나침반'같은 기준이 필요하다.

-결과에는 차이가 없을지 몰라도, 나침반이 있고 없고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자신의 삶의 모습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 엉뚱한 논리로 자기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끊임없는 고민과 긴장감이 필요하다.

나침반의 바늘이 북쪽을 가리킬 때 항상 흔들리듯이, 잘못된 점은 있을 수 있지만 방향과 목적을 견지한 상태에서 나아갈 때 서서히 풍부해지고 공고해질 수 있다.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안에 대해서 학습하고 있어야 한다.

-지향점에서 조금 동떨어진 삶을 살지라도 큰 틀의 방향은 따라가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방향 전환 능력이 강하다. 비겁해지거나 교활해지지 말고, 순수하고 겸허한 태도로 살아갈 것

9.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라.

 돈, 명예 들을 쫓는 것. 인간이 그 정도의 존재 밖에 되지 않는가. 인간에 대한 모욕.

-자신의 모습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 상황을 되돌아보고 관점을 바꾸어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과학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변증법적 사고, 기계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

-가장 생산적이고 올바른 방향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옳은 가치를 위해 누구나 다 투쟁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을 인정하고 관심을 가지며 큰 틀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그것에 기여할 수 있다.

-땅에 뿌리내리고 단단해지지 않은 채, 머릿속으로 커지는 관념이나 생각은 주변에 의해 휩쓸려 쉽게 변한다.

-집단의 논리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집단 내에 옳음을 퍼뜨리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대학은 일생의 문제에 대해서 가장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지킬 수 있는 시기. 편견에 얽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기. 이 때 갈고 닦은 생각이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짓는다. 허무하게 놓쳐버리지 말라.

하루하루 자기가 깨어있는 상태로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면 된다.

**아침 5시 기상, 수영대회에 나가실 만큼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 몸과 정신이 건강한 것이 중요하다. 매일 서점에만 있을 수는 없다. 삶의 활력소.